[마중 인터뷰] 마을미디어 대표선수를 만나다 2회 – 강서FM 김지혜 국장 <1부>


편집자 주 2017 마을미디어 성과모델 만들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정기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는 매체 형태의 마을미디어 15곳의 성장과정을 정리해본다. 이 프로젝트의 인터뷰어는 창신동라디오덤 조은형 국장이 맡았다. 1회 강북FM에 이어 2회 인터뷰 대상은 최근 자체 스튜디오를 공식적으로 오픈한 강서FM이다. 김지혜 국장과의 인터뷰를 1, 2부로 나눠서 싣는다.


▲김지혜 (강서FM)

<마을미디어 대표선수를 만나다>가 찾아간 두 번째 대표선수는 바로 강서FM의 김지혜 국장이다. 강서FM은 여타 ‘대표선수’격 방송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신참이다. 2015년부터 활동을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성장 끝에 어느 방송국보다도 탄탄한 체계를 갖추었다. 어떤 운영원칙이 그것을 가능하게 했을까? 오가는 질문과 답변 속에 그 비결이 담겨있었다. 빠른 성장세 속에서도 많은 고민이 있었다. 카리스마 넘치는 김지혜 국장조차도 흔들리는 시간을 거치며 마을미디어에 필요한 것들을 다시금 재정비하게 되었다. 지금 강서FM은 그동안의 활동을 기반으로 새로운 전망을 꿈꾸고 있다. 각자의 마을미디어 방송국의 전망을 함께 그리고 싶다면, 인터뷰에 귀를 기울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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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신동라디오덤 팟캐스트

http://www.podbbang.com/ch/4565?e=22397876

강서FM 팟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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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FM 스튜디오가 궁금해! …… 주민 접근성이 관건

▲왼쪽부터 조은형 (창신동라디오덤), 김지혜 (강서FM)

조은형 (창신동라디오덤 국장, 이하 조) : 바로 지난 주인 9월 21일에 강서FM 공간 개소식을 하셨잖아요. 심정이 복잡오묘하실 것 같아요. 안정적인 방송 공간을 염원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부러워하는 청취자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이 공간을 어떻게 만들게 되었는지 그 이야기를 먼저 들려주시면 좋겠어요.

 

김지혜 (강서FM 국장, 이하 김) : 어느 단체나 공간에 대한 간절함이 있죠. 저희도 3년 만에 만든 거예요. 사실 그런 실질적인 게 궁금하실 거예요. 보증금 얼마? 월세 얼마? (웃음) 저희 공간이 지하철역과 가까운 좋은 상권인데, 보증금이 저렴한 곳을 찾았어요. 보증금은 제가 충당하고, 인테리어 비용은 미리 1년치 회비를 내신 분들의 돈으로 지불했어요. 월세는 매달 회비와 수익금을 합쳐서 내고 있어요. 수익금은 사실 많지 않아요. 학교에 미디어교육을 나가는데, 올 해는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을 일주일씩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기도 했어요. 올해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사업도 하고 있어요. 장비는 서울시 마을미디어 보조금으로 대여를 하고 있어요. 우리 방송에 필요한 월세나 장비가 회원들과 활동가의 비용과 지원을 통해 충당되고 있는 거죠.

 

조 : 공간 입지조건이 참 좋은 것 같아요. 지하라는 거나 저희 공간처럼 화장실이 따로 있다는 거 몇 가지 감안하더라도요. 그래서 가격을 좀 다운시키셨을 것 같은데, 그런 게 팁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김 : 공간을 구할 때, 결국 이 공간을 이용할 사람들은 주민이기에 접근성이 첫 번째라고 생각했어요.

 

조 : 적절한 공간이 발견된 것과 보증금 선 지급의 결단, 1년치 회비 선납과 같은 감사한 조건들, 지원사업으로 대여 가능한 것들, 여러 가지가 합쳐진 좋은 결과가 이 공간인 것 같아요. 저희도 공간 마련할 때마다 신비롭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 용기를 내면 어떻게든 길이 열리는 게 신기해요. 저희도 공간 이전을 준비하고 있는데, 공간 문제는 용기가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김 : 용기와 결단인 거죠. 1년차에는 그러기에는 너무 정신이 없었고, 2년차에는 그런 결단을 내리지 못하겠더라고요. 그런데 3년차에는 결단을 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주변의 푸쉬가 있었어요. ‘우리 공간’이 있어야 할 것 같다는 거죠.

▲ 김지혜 (강서FM)

미디어라면 일정한 주기로 꾸준하게 …… 매주, 길어도 격주 업로드 원칙

 

조 : 지금까지 활동을 돌이켜보았을 때, 활동의 질적인 변화를 기준으로 크게 덩어리로 구분을 해본다면 어떻게 구분을 할 수 있을까요?

 

김 : 2015년 참여자들이 방송을 시작했을 때, 그 때가 힘을 발휘하던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강서FM은 주민들의 목소리로 방송을 하는 공간이라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그게 교육으로 발현되었던 시기예요. 교육 이후 바로 방송을 시작했는데, 다들 막막해 하고 감을 못 잡고 있는 상황에서 제가 “3개월은 해봐라, 3개월만 해보면 자신감이 생긴다”라고 이야기를 했어요. 3개월을 보내고 나면 스스로 기획하고 코너를 만들고 파트너를 찾는 것과 같은 힘이 일일이 개입하지 않아도 생기는 것 같아요.

 

조 : 그러면 강서FM 활동의 첫 번째 덩어리는 교육하고 방송을 만들어본 게 되겠네요.

 

김 : 그냥 ‘만들어본’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해본 거였어요. 지속적이라는 건 한 달에 한 번 이상인 거죠. 얼마 전에 손석희 앵커가 JTBC 뉴스룸의 ‘팩트체크’ 코너에 대해 한 이야기를 들었는데, 손 앵커가 그걸 매일 하라고 하니까 기자는 그게 너무 부담스러웠다고 해요. 매일 코너를 준비하려니 얼마나 시간이 많이 걸리겠어요. 그런데 “그렇게 매일 하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라고 손석희 앵커가 말했다고 해요. 그게 귀에 들어오더라고요. 방송은 매주, 격주로 하지 않으면 효과가 없어요. 한 달에 한 번? 하지 말라고 해요. 취미 생활 정도로는 미디어 활동이라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조 : 청취자분들도 들으면서 감을 잡으셨을 것 같아요. 공동체미디어, 마을미디어에서 ‘미디어’에 방점을 찍으시는 거죠.

 

김 : 어떻게 보면 제가 결혼 전에 라디오 DJ로 활동을 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방송의 특성을 이해하고 있는 것 같아요. 방송은 오래 가기 힘들어요. 처음에는 재밌고, 내 방송 들으면 신나지만 그게 오래가지 못해요. 시간이 갈수록 생각이 변화하죠. 내 방송을 누가 듣지? 하고 고민하게 되는 거예요. 그럴 때 저는 얘기해요. “누가 듣는지 고민하지 말아라. 나만 즐거우면 된다. 이 방송이 나의 이야기를 하는 해우소가 된다면 충분하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여러 가지 욕심이 생기는데, 기성 방송도 청취율이 다 다른 마당에 마을미디어를 누가 들어주겠어요. 지인이 들어주는 것만 해도 충분하죠.

 

조 : 듣다 보니 궁금해졌는데요. 김지혜 국장님이 “매주 하지 않으면 미디어로서의 효과가 없다” 이렇게 말씀하신 것 같은데, 그 효과라는 것은 그럼 정확하게 뭘까요?

 

김 : 콘텐츠는 지속가능해야 해요. 너무 멀지 않은 주기로 지속되었을 때 콘텐츠의 색깔이 드러나고 힘이 실어져요. 콘텐츠가 누군가에게 전해지거나 파급효과를 갖는 부분은 단체에서 애를 써야 하지만, 콘텐츠가 3년쯤 지속될 수 있을 때, 내용이 탄탄할 때, 어디에서도 이걸 들을 수 없었을 때 콘텐츠 자체가 힘을 갖는다고 할 수 있죠. 또 방송을 지속해야만 이 활동의 이유를 스스로 찾을 수가 있어요. 운영자는 불씨만 당길 뿐이죠. 많은 운영자들이 이걸 간과하더라고요. “자원활동가들에게 어떻게 그렇게까지 요구해?” 그런데 그렇게 걱정하면 평생 얘기할 수 없어져요. 우리는 판을 깔아주고, 방송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에 대한 당당함을 가져야 해요.

▲강서FM 스튜디오

급성장의 비결은 ‘원칙’ …… 지역과 단체 특성에 맞는 적절한 진입장벽

 

조 : 2015년에 복합형으로 처음 마을미디어 지원사업을 받으셨는데, 어떻게 알고 또 어떻게 신청하신 건가요?

 

김 : 마을미디어 사업 초기 때부터 인터넷에서 봤었던 것 같아요. 나도 이런 거 하면 재밌게 할 수 있겠다는 정도의 생각을 했었죠. 그때는 현실적으로 아이가 너무 어려서 해 볼 생각을 못하다가, 2014년에 이주민방송 MWTV에서 라디오교육 하는 걸 보고 예전에 보았던 게 다시 떠오른 거예요. 마음이 요동쳐서 교육을 듣게 되었어요. 교육하셨던 분은 가재울라듸오 황호완 PD였어요. 참여자로서 고분고분하게 듣는 게 아니라, ‘이런 교육은 어떻게 열어요?’ ‘강서구에서 마을라디오 하고 싶어요’ 이런 질문을 계속 했던 기억이 나요.

 

조 : 그렇게 사업 신청을 하셨네요. 2015년부터 강서FM을 시작하셨는데, 빠른 속도로 급성장하는 것이 보여요. 이런 성장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어떤 게 비결이라고 생각하세요?

 

김 : 개인적으로 방송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사업에 진입하기 쉬웠고, 방송을 이해하고 있으니 운영원칙을 제시할 수 있었고, 참여자들도 그걸 보고 선택권을 가지고 참여의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희는 복합형으로 지원을 받았지만, 매체형처럼 정기적으로 콘텐츠를 만들었어요. 복합형은 보통 교육 후 공개방송으로 끝내는데 저는 그게 옳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교육을 했으면 방송을 해야죠!

 

조 : 교육생을 모집할 때부터 지속적으로 방송을 해야 한다는 걸 전제했나요?

 

김 : 모집할 때는 그렇지 않았지만 교육하면서 강조했어요. 지속적으로 만들 각오를 하지 않으면 콘텐츠를 만들 수 없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방송을 결정한 팀들만 총 7팀이 방송을 런칭했어요.

 

조 : 진입장벽을 확실하게 하고, 그것이 확실해야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 나름의 비법인 셈이겠어요.

 

김 : 그것 때문에 힘들었다고도 하지만, 그런 만큼 방송에 애정이 많기도 해요. 투여한 시간도 있고, 어려울 때부터 서로 같이 기획하고 만났기 때문에. 그런 게 다 관계를 유지하고 멤버십이 발휘되도록 하는 것이 아니었나 싶어요.

 

조 : 운영자와 자원활동가 간의 ‘밀당’도 있는 것 같아요. 지역의 특성에 맞게끔 밀당을 하는 것이 운영자로서의 역량이죠. 강서에서는 그렇게 잘 해주신 것 같아요.

 

김 : 저희 강서FM은 1기에 다양한 분들이 참여하셨어요. 강사 활동하시는 분, 마을활동하시는 분……. 다들 욕구나 도전의식, 활력이 많으신 분들이었어요. 제가 푸시를 해도 다 감당하시고 받아들여주셨어요. 방송의 감을 이미 3개월 되기 전부터도 찾으신 분들도 있고요. 그렇게 17명이 함께 갈 수 있었어요.

 

조 : 운영자가 참여자들에 대한 감각을 가지고 있어서, 기준을 세게 잡아도 넘을 수 있을 거라는 판단을 할 수 있었기에 강행할 수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강서FM을 유지시킨 사람들, 그리고 마을

 

▲왼쪽부터 홍선정, 김지혜, 김현정 (강서FM)

조 : 지금의 강서FM에 이르기까지 결정적인 기여를 한 세 명을 꼽는다면 누가 있을까요?

 

김 : 먼저 사업을 함께 시작하고, 지금의 강서FM에 기둥이 되는 최미경 대표를 꼽고 싶어요. 2014년도에 마을미디어를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같이 사업을 할 사람이 없었어요. 주민대표 3인이 필요했는데, 동네 친한 엄마에게 말하기도 그렇고요. 고민을 하다가 강서구의 파워블로거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파워블로거면 기본적으로 글이 되고, 미디어 하나를 갖고 있으니 홍보도 되겠다 싶었죠. 제가 검색의 달인이라 열심히 찾았는데, 며칠 만에 이 분 블로그를 찾은 거예요. 그런데 제가 기대한 것보다 스펙이 더 대단하신 거예요. 미디어 관련 대학원에 다니고, 강서구에 살고, 예전에 방송작가와 잡지기자를 해보신 분이었어요. 그래서 다짜고짜 쪽지를 보냈어요. 만나서 제 얘기를 들어봐 달라고. 답장이 왔어요. 그 분을 만나서 앞으로의 방향성이나 비전을 공유하면서 그 자리에서 단체 이름을 강서울림미디어로 정해버렸어요. 강서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고, 마을의 많은 이야기를 울려준다는 뜻이에요. 지금까지 대표를 하고 계시고, 안에 있으면서 놓치게 되는 부분에 대한 조언과 지지를 해주는 고맙고 감사한 분이에요.

 

조 : 웹서핑 능력과 맨땅에 헤딩 능력이 필요했네요.

 

김 : 두 번째로는 상근 활동가! 저희 상근활동가는 두 명이에요. 두 분 모두 1기 교육 참여자였고 현재 상근활동가로 참여중이신데, 참여자였기 때문에 소통도 잘 이루어지고 또 능력자여서 각자 영역에서 맡은 일들을 성실히 잘 해주고 계세요.

 

조 : 두 분이 일하는 영역을 어떻게 나누시는지 궁금하실 것 같아요.

 

김 : 홍선정 PD는 디자인에 아주 두각을 나타내고 계시는 분이예요. 그런 전문 영역을 바탕으로 홍보 등을 맡고 계세요. 김현정 PD는 모든 녹음의 오퍼레이터를 하고 계세요. 강서FM에서 진행해야 하는 공지나 연락도 함께 맡고 있어요. 홍선정 PD는 마을매니저로서 라디오 교육을 원하는 곳에 가기도 하세요. 매번 토요일마다 가정을 팽개치고(웃음)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도 진행하고 계시는 대단하신 분이예요. 마지막으로는 방송 참여자들이죠. 강서FM의 존재이유는 마을 DJ예요. 어느 마을미디어나 마찬가지일거예요. ‘내 삶’의 이야기가 모여 주민들의 삶의 이야기가 되는 거죠. 그리고 강서FM DJ분들은 정말 성실하세요. 정기적인 방송 주기를 지키시고, 개소식이나 공개방송같은 큰 행사에도 오셔서 도와줄 일 없냐 하며 도와주시고. 늘 감사드리고 감동받아요.

 

조 : 이렇게 되면 강서FM 참여자를 다 아울러주셨네요. (웃음)

 

김 : 앞으로 3년 지났을 때에는 강서FM을 응원해주는 후원자들 이야기도 하고 싶어요.

 

조 : 운영에는 사람 뿐 아니라 마을과 관의 도움도 필요하잖아요, 어떻게 도움을 받으셨나요?

 

김 :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공간이 없어서 시작이 막막할 때, 마을 안에서 희망이나 따뜻함을 찾을 수 있었어요. 교육 끝나면 방송을 해야 한다고 참여자들에게 말 해놓고도 공간이 없었어요 정 안 되면 우리 집에서 해야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그런데 소식을 들은 자치구생태계지원단(자생단)에서 연락을 주셔서 두 평 공간을 내주시겠다고 했어요. 저는 그동안 집에만 있던 주부였고, 지원사업을 따고 나면 구청에서 공간이나 의자도 다 주는 줄 알았다니까요. 되게 좁은 공간이기는 했지만, 그 때를 떠올리면 그 공간을 허락해주신 마을 활동가분들이 떠오르면서 가슴이 뭉클해져요. 마을이 품어주셔서 3년을 버텼어요. 그 공간이 없어졌을 때는 구청 관계자분이 도와주셔서 강서영상미디어센터의 공간을 쓰게 되었어요. 우리는 장비 쓰고 녹음하는 곳이니 공간만큼 중요한 게 없는데 말이죠.

 

조 : 녹음 공간을 일주일에 한번만 쓸 수 있는 것과 상시로 쓸 수 있는 건 너무 다르죠.

 

2부에 계속>>

 


정리: 이세린

사진: 박재경

녹음·편집: 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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