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 인터뷰] 마을미디어 대표선수를 만나다 2회 – 강서FM 김지혜 국장 <2부>


편집자 주 2017 마을미디어 성과모델 만들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정기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는 매체 형태의 마을미디어 15곳의 성장과정을 정리해본다. 이 프로젝트의 인터뷰어는 창신동라디오덤 조은형 국장이 맡았다. 1회 강북FM에 이어 2회 인터뷰 대상은 최근 자체 스튜디오를 공식적으로 오픈한 강서FM이다. 김지혜 국장과의 인터뷰를 1, 2회에 나눠서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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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신동라디오덤 팟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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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FM 팟캐스트

http://www.podbbang.com/ch/10068?e=22411403

 

1부에서 계속 >>


 

▲김지혜(강서FM)

강서FM의 차별점…… 디지털믹서, 그리고 공개방송에 대한 투자

 

조은형 (창신동라디오덤 방송국장, 이하 조) : 강서FM은 녹음 시스템이 좀 다르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어떤 시스템이고 어떤 강점과 약점이 있는지 알려주세요.

 

김지혜 (강서FM 국장, 이하 김) : 다른 마을미디어는 관악FM 방식으로 하고 있는데, 저희는 제가 개인적으로 아는 전문가가 있으셔서 그 분이 도와주셨어요. 그 분께서 장기적으로 다양한 테크닉을 구현할 수 있는 시스템을 원한다면 디지털 콘솔을 시도해보라고 추천해주셨어요. 추천을 받고도 좋은 건지 몰랐는데, 동화구연 같은 녹음을 할 때 풍부한 소리가 들어가고 편집도 용이해서 마이크마다 구분해서 음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편집이 정말 편해요.

 

조 : 저희도 아날로그 믹서와 디지털 믹서 두 개를 모두 써요. 디지털 믹서가 음반 녹음 시에 필요하고 사람마다 다이나믹이 너무 다르다보니까 그런 건데요, 장점이 있지만 초기 진입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는데요.

 

김 : 전문가 도움이 없이는 진입이 어려운 것도 사실이고, 처음에는 녹음이나 편집을 부담스러워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막상 해보면 아무 것도 아닌데, 줄이 많다보니까 복잡하게 느껴지는 면이 있죠.

 

조 : 디지털 믹서에 접근할 수 있는 매뉴얼을 강서FM에서 만들어주신다면 큰 기여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강서FM에서는 공개방송도 의례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성실하게 자기방송을 했을 때 꽃이 피는 순간으로 활용하고 계신다고 들었는데, 그런 세팅을 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김 : 라디오 방송의 꽃은 공개방송이에요. 공개방송에 나가 보면 스케일도 있고 눈앞에 관객도 있어서 흥이 나죠. 스튜디오에는 사람이 많아 봐야 다섯 명이잖아요. 야외에서 천명, 만명까지 앞에 두고 해본 적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 앞에 서면 기가 눌리는 경험을 해요. 그 기를 뚫고 행사를 진행한다는 게 보통 담력 가지고는 어렵죠. 그런데 그렇게 하고 나면 방송 진행의 스킬이 나도 모르게 올라가요. 우리 마을DJ에게도 그런 경험을 드리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스튜디오라는 정적이고 폐쇄적인 공간에서만 방송을 하다가 관객을 만나서 생동감을 느끼다보면 나를 다시금 일으킬 수 있는 힘이 생겨요. 그런 힘이 있어야 열심히 방송할 수 있고 기획을 할 수 있죠. 서너팀 정도와 그렇게 공개방송을 했어요. 소박하게 왔다 가는 공개방송은 하고 싶지 않아요. 공간이 꽉 찰 정도로 사람이 모여야 진행자나 보는 사람도 뿌듯하다고 느끼는 거죠.

 

조 : 이야기를 들으면서 기준점을 좀 높게 잡고 그에 대한 성과를 만끽할 수 있도록 한 게 중요한 것 같고, 또 그러한 용기를 낼 수 있는 주민들이 강서에 있다는 게 느껴져요. 저 같은 경우는 방송의 장벽을 낮추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하거든요. 방송 같은 건 나하고는 관계없다고 생각하는 주민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요. 그래서 저는 거리방송을 나가는데, 사람들이 모이는 게 아니라 지나가면서 보는 정도라도 방송 하는 입장에서 느낌이 확 다르더라구요. 저희 동네는 시간이 없는 분들이 많으시다보니까 그런 기획을 하게 된 것인데, 얘기를 듣다보니까 우리 동네에도 여력이 좀 더 있는 분들이 계실텐데 그런 분들이 더 많은 만족감을 가져가고 싶을 때 서포트하기는 좋은 시스템은 아니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는 게 중요하고, 그 지역 내의 욕구가 다른 사람들을 반영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강서FM 스튜디오

위기를 지나 다시 목표를 세우다 …… 미디어에서 마을로!

 

조 : 그러면 공간도 마련했고, 지역 주민들에게 인정받고 또 만족도가 있는 교육 시스템과 송출 시스템도 만드셨는데, 한편으로 고비도 있지 않았나요?

 

김 : 저와의 싸움이 있었어요. 올해 초였던 것 같아요. 바닥을 친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1~2년차에 에너지를 너무 써서인가, 공간이 생긴 이후에 내가 감당해야 할 부담이 확 다가왔어요. 사실은 그렇게 고민하지 않아도, 너무 감사하게도 알아서 진행되어가고 있는 것들도 많은데. 너무 부담스러워지니까 도망가고 싶고, 운영을 잘 하고 있나, 계속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자신감이 떨어지는 거예요.

 

조 : 공간이 생기면서 형태가 딱 갖춰진 게 눈에 보이니까 그런 걸까요?

 

김 : 더 열심히 해야 하는데 왜 그랬을까요. 추스르는데 힘들었어요. 추스르면서 스스로에게 자문하고, 주변 선배 국장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그랬어요. 이 감정이 옳은지, 그만둬야 하는지. 그런데 선배들도 얘기하더라고요. 수시로 그런다고, 나도 그런 적 많다고. 아무 것도 아니라고. 너 스스로를 다독이는 게 필요한 거 같다고.

 

조 : 고비가 파도처럼 몰려왔던 건데, 그게 어떻게 지나간 것 같나요?

 

김 : 에너지를 찾는데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내 스스로가 찾았다기보다는 주변에서의 응원들이 있었던 게 핵심인 것 같아요. 아무래도 공간을 얻고 앞으로의 방향성이 없어지니까 그랬던 것 같아요.

 

조 : 지금은 다른 방향성을 좀 찾게 되셨나요?

 

김 : 어떻게 보면, 강서FM이 미디어에 초점을 두었다고 하시는데, 교육을 나가고 활동을 하면서 이게 전부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선배들 이야기도 듣고 반문해보면서 지역에서 강서FM이 해야 할 일을 고민하게 된 것 같아요. 그간은 운영에 대해서 고민했었다면, 방황하고 고민하면서 강서FM이라는 단체가 앞으로 어떻게 가야할지를 재설계했던 것 같아요. 설계의 방향성이 지금은 좀 정리가 된 것 같아요. 교육을 하고 활동을 하는 게 전부가 아니라 마을 안에 들어가는 거죠. 그동안은 마을을 뺐던 것 같아요. 마을로 관심이 확장된 거죠. 거기에는 그만큼 시간이 필요하고 네트워킹을 해야 하는데, 그런 부담을 빼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결국은 마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마을 안에서 길을 찾지 못하면 장기적으로 인정받고 신뢰받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조 : 고비를 앞으로의 전망과 목표 설정을 새롭게 하는 것으로 볼 수 있겠어요. 저도 몇 차례 겪었던 것 같은데요. 다른 운영자분들게, 고비가 찾아왔을 때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나름의 이야기를 해주시면 좋겠어요.

 

김 : 동작FM에 찾아 가세요. 마포FM도 나쁘지 않아요(웃음). 주변에 얘기를 해야 돼요. 혼자 고민하는 건 결론이 나오지 않아요. 그런데 그런 과정에 있을 때 강서FM의 활동가들이 버텨주고 있었다는 것도 고맙고 감사한 일이예요. 저를 이해해주고, “나 좀 내버려둬” 이렇게 하는 걸 지켜봐준 거. 이런 게 고마워요.

 

▲왼쪽부터 조은형(창신동라디오덤), 김지혜(강서FM)

지역사회의 기대와 수요에 부응하기 …… 마을의 공론장이 되고 싶다!

 

조 : 강서FM의 앞으로의 행보는?

 

김 : 글쎄요, 각자 포커스가 좀 다르니까요. 지역의 입장에서는, 우선 단체와의 네트워킹이 필요해요. 그리고 그동안은 보통 버겁다고 손사래만 했는데, 강서FM이 해야 할 일에 대한 지역의 기대가 있어요. 지역이 요구하는 언론으로서 지역만이 가지는 고민과 알려져야 할 진실들을 찾아낼 수 있는 강서FM으로 성장하고 싶어요.

 

조 : 요구가 있다는 건 어떤 거예요?

 

김 : 어떤 선생님이 “강서구 특수학교 문제 말이야, 그거 토론회를 강서FM에서 했어야 하지 않아?” 이런 얘기를 하신 적이 있어요. 그런 것에 대한 고민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게 쉬운 게 아니잖아요. 사람을 모아야 하고, 그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그런데 선생님이 그 말씀을 하실 때 “나도 할 얘기 많은데…….” 하셨는데, 그런 걸 선생님이 기대하고 계시는 게 아닌가 생각했어요. 강서FM이 공론의 장을 만들어야 하나 하는 고민을 했죠.

 

조 : 그런 이야기를 해나가기 위해서 진행이나, 팩트 구성에 있어서 전문적인 것이 필요한 것 같아요.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하는 문제인 것 같아요.

 

김 : 품이 많이 들죠. 보도국의 형태와 비슷하게 되는 건데, 그러려면 일하는 사람이 많아야 하는 거죠.

 

조 : 소박하게 시작을 해야 하겠는데, 첨예한 현안들을 공정하게, 다각도로 접근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죠. 지역주민에게 관심을 가지다가 “어떻게 생각해야 하지?” 하는 생각이 드는 것들은 대부분 첨예한 것이라. 종국에는 다루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김 : 이렇게 접근해야 할 것 같아요. 팩트 체크가 어렵다면, 판을 만들고 결론이 나지 않더라도 다양한 이야기를 보여주는 거죠.

 

조 : 퍼실리테이션의 역할이네요. 첨예한 상황에 대해서는 대화가 이루어지기보다는 다툼이 나기 때문에, 대화하는 힘만 갖출 수 있어도 좋은 것 같아요.

 

김 : 그런데, 사람들 앞에 마이크를 갖다대도 싸울까요?

 

조 : 제가 카메라 들고 어디 가 보면, 카메라 있을 때랑 아닐 때랑 사람들이 다르거든요. 마이크 들이밀기만 해도 반응이 다를 것 같아요. 우리 같이 해봐요.

 

조 : 그러면 이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김 : 저는 강서FM을 시작하는 것이 활동가의 길인지 모르고 시작했어요. 할 줄 아는 것 나누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죠. 이렇게 험난할 줄 몰랐지만, 뭘 몰라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30년 간 비영리단체를 하셨던 어떤 분이 그러시더라구요. “네가 뭘 몰라서 3년을 이끌어올 수 있었던 거야.” 꼭 얘기하고 싶은 건, 그렇게 앞만 보고 갔는데 그 길에 동행해주신 강서FM 식구들이 있었다는 거예요. 그분들에게 감사합니다.

▲왼쪽 위부터 세린(정리), 홍선정, 정은경(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 김현정, 조은형, 김지혜

 -끝 –


정리: 이세린

사진: 박재경

녹음·편집: 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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