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 인터뷰] 마을미디어 대표선수를 만나다 3회 – 미디어협동조합 김재현 이사장 <1부>


[편집자 주] 2017 마을미디어 성과모델 만들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정기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는 매체 형태의 마을미디어 15곳의 성장과정을 정리해본다. 이 프로젝트의 인터뷰어는 창신동라디오덤 조은형 국장이 맡았다. 1회 강북FM, 2회 강서FM에 이어 3회 인터뷰 대상은 마을미디어 중 드물게 영상매체 형태로 운영 중인 미디어협동조합 와보숑이다. 와보숑 김재현 이사장과의 인터뷰를 1, 2부로 나눠서 싣는다.


 

 

▲김재현 이사장(와보숑)

 

<마을미디어 대표선수를 만나다> 세 번째 타자는 성북구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미디어협동조합 와보숑의 김재현 이사장이다. 와보숑은 2012년부터 활동을 준비하여 올해 6년차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많은 단체들 중 흔치 않은 영상 기반의 마을미디어 단체이다. 긴 활동을 이어오는 것은 물론, 협동조합을 설립하기도 하면서 많은 마을미디어 단체들이 주목하고 있는 곳이 와보숑이다.

만화같은 매력을 가진 김재현 이사장과의 만남은 그간 쌓인 시간만큼이나 마을미디어가 함께 고민해야 할 이야기들을 나누는 자리였다. 마을미디어가 주는 즐거움, 즐거움을 지속하기 위해 필요했던 내부적인 고민과 변화들, 앞으로 갖추어져야 할 외적 조건들……. 성북구를 종횡무진하는 와보숑의 활동 모습을 상상하며 함께 읽어보자.

영상 매체에 도전하고 싶은 마을미디어 활동가라면, 마을미디어의 ‘자립’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인터뷰에 아마도 더 이입할 수 있을 것이다.

 

>> 방송 다시듣기

 

창신동라디오덤 팟캐스트

http://www.podbbang.com/ch/4565?e=22397876

 

 

생협국수 한 그릇에 낚이다 …… 영화제 수상하며 본격 시작

 

조은형(창신동라디오덤 방송국장, 이하 조) : 일단 궁금한 게, 와보숑이 현재 영상을 하는 마을미디어 중에 정기적으로 콘텐츠를 내는 곳으로서는 거의 유일하다시피 하잖아요?

 

김재현(미디어협동조합 와보숑 김재현 이사장, 이하 김) : 유일하진 않아요. 성북실버IT센터도 있고, 몇몇 단체가 더 있어요. 그래도 확실히 많지는 않아요.

 

조 : 어쨌든 첫걸음을 뗐고, 2012년부터 이어져서 매체로 정착한 곳은 와보숑인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궁금한 게, 김재현 이사장님은 어쩌다가 와보숑을 하게 되셨어요?

 

김 : 지역 단체 중에 함께하는성북마당이란 단체에서 ‘시끌시끌 성북이야기’라는 이름으로 2012년 우리마을미디어문화교실 사업을 지원받았어요. 처음에는 사업의 구성원은 아니었고 교육 장소 관리자였어요. 저는 2층 사무실에 있었는데, 3층에서 행사를 하니까 제가 퇴근을 못하잖아요. 7시 되니까 저녁을 주시더라고요. 제가 식탐이 좀 있거든요. 기웃거리니까 들어오라고 하셔서 같이 밥 먹었죠. 뭘 먹었는지도 기억해요. 물만 부으면 되는 생협 국수, 그게 너무 맛있는 거예요. 그래서 할 때마다 찾아가서 기웃거렸죠. 같이 뭘 먹다보니까 뭘 하는지 알게 되잖아요. 이렇게 저렇게 참견하다가 눌러앉게 되었어요. 그러다가 교육을 받고, 받았으면 작품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 해서 작품도 만들었어요. 작품을 그냥 묵히면 안 되니까 익산에서 열린 시민영화제에 출품을 했는데 장려상을 받은 거예요. 아, 우린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그런 자만심에 단체를 만들게 되었어요.

 

조 : 제대로 낚이셨네요.

 

김 : 의도적으로 지역에서 큰 일을 해보자는 건 아니었고, 재밌게 해보다가 만든 거죠.

 

조 : 청취자분들도 공감할 것 같은데요. 말씀해주신 것들이 왜 만화처럼 상상되는지 모르겠어요. 오늘 인터뷰가 기대됩니다.

 

 

▲김재현 이사장

 

재미와 보상 사이에서 고민하다

 

조 : 이제 본격적인 이야기를 해볼 텐데, 와보숑 활동을 돌아보셨을 때 활동의 변화가 생겼던 지점들을 덩어리로 묶어보면 몇 개인가요?

 

김 : 세 가지일 것 같은데, 첫 번째는 와보숑을 만들게 된 시점이 될 것 같고, 두 번째는 협동조합으로 설립을 하는 시점, 그리고 세 번째는 요즘이 아닐까 생각해요.

 

조 : 그러면 첫 번째 단락으로 들어가 보면, 국수 먹으면서 교육 구성한 분들이 와보숑을 만든 계기가 있을 것 같아요.

 

김 : 첫 번째 하시던 분들은 자신들의 니즈가 있었어요. 지역 활동가들이 많이 결합했죠. 이게 재밌지 않을까, 이 일을 통해 사람들을 만나게 되지 않을까 하는 다양한 이유가 있었지만 지역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재밌는 일을 꾸려보겠다는 게 주요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까 고민이 시작된 게, 처음에는 재미로 하다보니까 ‘이득’에 대한 고민이 없었는데 운영함에 있어서 누군가 어떤 역할을 맡게 되었을 때 보상이 갖춰져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어요. 그 지점에서 구성원 간에 상당히 생각이 차이가 있었던 거예요. “재밌게 살면 되는 거 아니야?” 하는 분들과, 그래도 여기에 자기 돈과 시간을 들였는데 보상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분들 간의 고민이 있었어요. 고민과 함께 나름의 바쁜 일들이 있다보니 인원변화가 있었어요.

 

조 : 처음엔 활동가들이 재밌는 활동으로 시작해서 했는데, 하다 보니 단순한 재미만으로는 보상이 되지 않는, 어떻게 보면 영상이 훨씬 품이 많이 들어서 그런 것 같은데요. 그 보상이 되는 자원을 만들었어야 했겠어요. 외적 보상을 어떻게든 채울 수 있는 형태로 갈 거냐, 아니면 소수로 갈 거냐 하는 고민이었겠어요.

 

김 : 큰 고민은 아니었고 뒷풀이 비용 정도, 거마비 정도의 작은 비용을 고민을 시작했는데 일이 많아지면서 그렇게 안 되는 부분이 있고, 적어도 여기서 용돈을 벌 수 있는 정도가 되도록 향후 전망을 보는 분들도 생기는데 그 사이에서 조율이 많이 힘들었어요. 인원이 많이 빠져나가기도 하고 들어오기도 하고. 어쨌든 중심을 잡지 못하고 왔다 갔다 했던 것이 첫 번째의 중요한 이슈였어요. 우리의 방향을 설정해야 하는데 잘 못했던 부분이죠.

 

조 : 제가 기억하기로는 와보숑이 잘 한 것이 그런 논의를 운영진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하려고 했던 게 있었던 것 같아요.

 

김 : 논의만 열심히 한 거죠. 논의하고 추진하고 실현하는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이걸 꾸준하게 한 곳으로 지향해가는 부분이 부족했던 거예요.

 

▲왼쪽부터 김재현, 조은형(창신동라디오덤)

 

2단계는 ‘협동조합’ 설립 이후 …… 조합다운 운영 고민

 

조 : 그렇기에 2단계에서 펼쳐진 상황들이 있었겠어요.

 

김 : 1단계의 문제들을 극복해가는 시간이었어요. 성북마을방송 와보숑으로 지원사업을 받았는데, 저희한테 자꾸 외주로 영상제작 주문이 들어오는 거예요. 그런데 세금계산서 발행이 안 되는 거죠. 법인은 지원사업을 할 수 없으니까 여러가지를 고민하다가 협동조합을 해야 되지 않겠냐 하는 이유가 있었고, 그간 결속된 분들을 조합원으로 만들면서 발전방향을 고민해야겠다는 이유도 있었어요. 굉장히 어려웠어요. 조합을 설립하긴 했죠. 그런데 이사장이 약간 좀 모자른지라……(웃음). 조합을 조합답게 이끌어가지 못하는 게 되게 고민이에요. 오히려 주식회사만도 못하게 이끌어가고 있는 게 아니냐 하는 고민이 있어요.

 

조 : 협동조합 운영하시는 분들은 다 그런 고민을 하실 것 같은데요, 가장 어려운 지점은 뭐였나요?

 

김 : 왜 협동조합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함께하기가 어려웠어요. 설득이 어려웠어요. 미디어 협동조합이라는 구조가 흔한 법인체가 아니에요. 미디어 협동조합으로 할 수 있는 게 뭐냐? 일반 프로덕션과는 뭐가 다르냐? 이런 것에 대한 합의와 공유가 있어야 하는데 이런 게 없었던 거예요. 처음에 할 때야 세금계산서를 발행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컸지만, 설립해놓고 나니까 그런 다양한 고민들이 있었어요. 조합비도 요청을 해야 하는데 조합원에게 조합이 해 줄게 없는 거예요. 기자재를 빌려준다거나 교육을 해드린다거나 하는 건데……. 언제까지 조합원들에게만 손을 벌릴 거냐, 동력을 어떻게 만들고 미래는 어떻게 만들어 가야 하나 하는 고민을 해야 하는데 못하고 있는 거죠. 협동조합의 장점도 있어요. 그런데 맞는 옷을 입은 건지는 고민이에요.

 

조 : 2012년 교육으로 시작해서 2013년 와보숑이라는 이름으로 정기적 콘텐츠 만들고, 노하우가 쌓이고 외부 일감들도 들어오면서 작은 보상이나마 하게 되면서 2015년 협동조합 형태로 만든 거네요.

 

김 : 그렇게 얘기하면 대단한 것 같은데 까보면 별 게 없어요.

 

조 : 일단 부담은 내려두시면 좋을 것 같고, 분명한 것은 지금까지 애써서 걸어오신 건 맞고 성과를 만든 것도 맞다는 거예요. 성과는 가볍게 인정하고 여기서 뭔가 미스링크된 것은 그것대로 따로 고민을 해야 스스로에게도 공정한 것 같아요. 초기에 사람들이 열심히 활동하고 기대와 희망에 부풀었던 것도 충분한 평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김재현 이사장

 

뒷풀이가 재밌어서, 편집이 재밌어서 …… 외적보상 < 내적동기

 

조 : 인상적인 것 중의 하나가 계속 이어져 온 초기 멤버 분들이 있잖아요? 그 코어 멤버분들이 어떻게 여러 변화 속에서도 이어져올 수 있을까요?

 

김 : 아직도 재밌는 거죠. 재미의 방향이 달라지기는 했어요. 처음에는 뒷풀이가 재미있어서 시작했지만 이제는 편집 스킬이 올라가기 시작하는 거죠. 재미의 단계들이 바뀌는 거예요. 편집 스킬이 늘면서 이런 게 가능하구나, TV 영상 보면서 나도 비슷하게 만들 수 있구나. 요즘은 사람을 만나고 우리 동네를 발견하는 재미가 있어요. 저희는 카메라 들고 나가니까 여러 사람들을 만나는데 그렇게 이야기를 들어주고, 들어주다보면 그 사람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는 게 재밌어요. 영상을 올려주면 별로 큰 반응은 없지만, 좋아요 다섯 개지만, 카톡으로 잘 봤다, 재밌더라 이런 반응들이 오죠. 이런 소소한 즐거움이 아직도 있어요. 다른 분들은 모르겠어요. 다른 재미가 있으시겠죠. 지금까지 오신 분들은 그거 하나는 일치되는 것 같아요. 외적 동기가 아니었다는 것이요. 내 스스로 재밌어서, 이렇게 해볼만하다는 의미가 있어서 계속 하시는 거 같아요.

 

조 : 사람들이 미디어에 참여하는 걸 너무 기뻐하니까, 큰 경험으로 받아들이니까 그걸 보면서 기뻐하게 되죠. 하나하나 공감이 가요. 처음에 형성된 분들이 이어진 것은 내적 보상의 길을 나름대로 뚫어내신 분들이라는 것도요.

▲조은형(창신동라디오덤)

2부에 계속>> 


 

정리: 이세린

사진: 박재경

녹음·편집: 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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