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 인터뷰] 마을미디어 대표선수를 만나다 11회 – 가재울라듸오 황호완 PD <2부>


[편집자 주] 2017 마을미디어 성과모델 만들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정기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는 매체 형태의 마을미디어 15곳의 성장과정을 정리해본다. 이 프로젝트의 인터뷰어는 창신동라디오덤 조은형 국장이 맡았다. 1회 강북FM, 2회 강서FM, 3회 와보숑, 4회 동작FM, 5회 성북동천, 6회 용산FM, 7회 마을미디어 뻔, 8회 은행나루마을방송국, 9회 창신동라디오덤, 10회 라디오금천에 이어 11회 인터뷰대상은 가재울라디오다. 황호완 PD와의 인터뷰를 1, 2부로 나눠서 싣는다.


1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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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울라듸오 팟캐스트

http://www.podbbang.com/ch/7853?e=22468484

 

▲가재울라듸오 황호완 PD

 

사람이 바뀌어도 지속가능한 콘텐츠 중요

조은형 (창신동라디오덤 국장, 이하 조) : 가재울라듸오만의 특징적인 콘텐츠는 뭐가 있을까요?

황호완 (가재울라듸오 PD, 이하 황) : 중간에 사람이 나가고 지속할 수 있는 기획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개 기획자가 나가면 방송도 사라지는데, 다른 사람이 와도 방송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가재울라듸오는 대부분 실무자가 방송을 기획하고 PD나 진행자를 모집하는 구조에요. 구성원 개인이 관심 있는 주제로 직접 기획하기도 하고요. 이 두 축으로 기획되고 있습니다.

조: 시의성 있게 방송을 기획하고 공개모집을 하시나요?

황: 네. 그렇지만 이 구조에선 매니악 적이거나 어려운 방송은 할 수 없어요. 음악방송이나 이야기 중심 방송을 배치해요. 사람이 바뀌어도 남을 수 있는 방송을 고민하죠. 지역 밀착형 방송에 대한 고민도 끝이 없지만, 역시 사람과 기획, 지속가능성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조: 사람이 바뀌어도 할 수 있는 방송은 어떤 게 있나요?

황: 음악방송은 사람이 바뀌어도 가능해요. <가재울 음악수다방>도 길게 가고 있어요.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월간지를 기반으로 방송을 제작하기 때문에 사람이 바뀌어도 제작이 가능합니다. 사실 진행하는 분이 관두시면 사라질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지속가능한 구조를 목표로 삼고 시스템을 갖춰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조: 월간지를 기반으로 방송을 기획한 게 인상적이네요. 대화 주제를 얼마든지 뽑아낼 수 있을 거 같아요. 지속가능한 형태로 운영진이 기획과 세팅을 한다는 건 좋은 팁인 거 같습니다.

 

대중적인 기획과 시스템,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조: 이 외에도 지속가능한 방송을 염두에 두고 기획한 게 있나요?

황: 페이스북 생방송도 계속 시도하고 있어요. 지속가능한 방송,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될 거 같아요. 녹음방송을 할 때 벽에다 대고 얘기하는 느낌이 들곤 하잖아요. 혼자 방송을 하거나 댓글이 안 달릴 땐 더 그렇고. 페이스북 방송을 하면 댓글도 달리고 피드백이 오니 소통하는 느낌이 드니 방송을 할 수 있는 동력이 생기죠. 가재울라듸오는 기록 영상을 중심으로 영상 작업도 합니다. 마을계획단의 활동을 기록하기도 하고 케이블방송에 액세스해요. 야외 행사나 축제 영상도 찍는데, 약간의 수익도 납니다.

조: 수익사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나요?

황: 일단 벽보고 이야기하는 느낌이 들 때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에요. 물론 지역사회에서 수익사업을 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조: 운영과 세팅에 대한 좋은 노하우인 거 같습니다. 이후 마을미디어네트워크에서 공유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황: 장비도 제대로 갖추고 자막 넣는 마무리 작업까지 직접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점점 지역사회 요청이 늘고 있거든요. 기록영상제작은 낯선 활동이라 느껴질 수 있지만, 지역 네트워크 단체를 찍어주는 거잖아요. 멤버 중 할 줄 아는 사람이 있으면 되는 건데, 교육받으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봅니다.

▲<마을미디어 대표선수를 만나다> 페이스북 생중계 현장

 

참여자 특성 고려해 페이스북 중심 운영 선택

조: 페이스북 중심으로 운영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카페 운영은 안 하시잖아요.

황: 페이스북을 적극 활용하는 이유는 공유가 쉽고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이에요. 카페나 사이트는 생명이 다한 거 같아요. 저희가 여러 사이트를 운영할 역량도 없고요. 가재울라듸오는 (네이버) 밴드도 없어요. 또 페이스북은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될 수 있고 생방송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니 페이스북 중심으로 운영하게 되었어요.

조: 마을마다 상황이 다를 거 같아요. 창신동은 주민 연령이 높은 편이라 페이스북을 거의 안 하시고 밴드나 카페를 활용하시거든요. 서대문구는 젊은 층이 많으니 페이스북 활용이 적합한 거 같습니다.

황: 맞아요. 참여자분들도 페이스북을 자유롭게 쓰는 분들이에요. 제가 교육 나가는 수원 지역의 경우, 온라인 활용을 거의 안 하고 주로 복지관에서 오프라인 방송을 해요. 좋은 전술인 거 같아요. 지역 특성에 맞는 걸 찾으시면 되는 거 같아요.

 

다양한 기획과 시도, 상상력과 에너지 더욱 커질 것

조: 구성원의 특징에 지역에 따라 상황이 다를 거 같은데, 가재울라듸오의 경우 수익사업이 충분히 가능할 거 같아요. 다큐멘터리나 극영화와는 다른 기록영상만의 특징이 있는데, 마을미디어와 매치가 잘 되는 거 같아요.

황: 가능하다면 티브로드 등 케이블방송과 손잡고 동네 방송을 만들고 싶은데,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에서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우리가 방송하는 모습을 찍는 게 아니고, 지역 내 네트워크를 찍는 거죠. 네트워크 확장에도 도움 될 거 같아요.

조: 이런저런 시도도 많이 하셨고, 기술적 역량도 있으니 가능하지 않을까요?

황: 마을미디어 전체 차원에서 시도하면 모르겠는데, 혼자선 못하죠. 가능하면 내년엔 미니 FM도 해보고 도시재생사업과 연계해 우리 동네에 전파를 쏴서 라디오도 제작해보고 싶어요. 마을미디어 활동을 공동체적으로 공유하는 경험을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도 있습니다.

조: 여전히 다양한 실험을 기획하고 계시네요.

황: 시도를 하면 할수록 상상력이 더 커지는 거 같아요. 많이 망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시도할 수 있는 에너지나 상상력은 나올 수 있을 거 같아요. 그럴 때 네트워크가 넓어지기도 합니다.

조: 그릇이 있고 내용이 담기는 건데, 그릇 자체를 키우기 위한 고민과 실험을 하시는 거 같네요. 마을미디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주실 거 같습니다.

▲가재울라듸오 스튜디오

 

서대문구 정보공유 플랫폼으로서의 가재울라듸오 구상

조: 마을미디어 활동을 하며 영향력이나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한 순간은 언제인가요?

황: 네트워크가 점점 늘고 있다는 생각은 들어요. 지역사회 네트워크가 가재울라듸오를 찾게 되고 같이 사업을 기획하게 된 것이 성과라고 봅니다. 또 젊은 활동가들이 실무적인 역할을 해주고, 서대문에서 이루어지는 일들에 결합할 수 있어요. 방송국 차원에선 지역사회에 필요한 정보를 공급하는 포털 역할을 하고 있고요. 구의원은 몇 명이고, 누가 출마하고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차근차근 정보를 전달하고 있죠. 작년 총선을 앞두고 선거방송을 했었는데, 이번엔 더 잘할 수 있을 거 같아요. 페이스북 페이지 노출이 이전까진 1000단위였는데 지금은 더 많을 거 같아요. 이렇게 커져나가는 게 성과인거고, 실험과 노력을 멈출 수 없는 거 같아요. 한 방 로또인 경우는 없더라고요.

조: 마을의 포털, 플랫폼이 되기 위한 시도를 계속하시네요. 텍스트와 이미지를 종합적으로 활용하시니 정보 전달력이 좋은 거 같아요. 또 라디오만으론 수익이 나기 어려운데, 영상매체를 통해 극복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다사다난했던 공간마련 이야기

조: 가재울라듸오의 고비는 언제였나요? 힘들었던 경험을 나눠주세요.

황: 100% 돈 때문이죠. 우린 여기서 먹고살아야 하거든요. 그렇다 보면 사업이 잘되는 것과 더불어 수익이 중요한 문제입니다.

조: 밥 안 먹고 사는 인간은 없으니, 활동가의 최고 고민이 돈이죠. 최저 생계비조차 유지되기 어려운 구조라 공감이 갑니다. 공간 문제로 골머리를 앓으셨는데, 어떤 문제가 있었나요?

황: 계약서 문제도 있고, 공사가 지연되고 돈 문제가 걸리기도 했어요. 그런데 함께하자고 했던 분들이 일부 떠났어요. 지역사회에서 신뢰를 받지 못한 거라고 판단했어요. 공간 조성 문제가 생겼을 때 관악FM을 관두고 가재울라듸오로 왔어요.

조: 공간지원사업을 받아서 공간을 꾸리는 과정에 공사가 지연되고 계약서문제에 돈 문제에, 복잡한 상황이 얽힌 거네요.

황: 그런 일은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어요. 그때 내 인적자산을 확인하게 됩니다. 당시 구성원들이 문제 해결에 소극적인 걸 보면서 다시 시작해야 할 거 같다고 생각했어요. 서로를 믿고 함께 갈 수 없었으니까요. 그리고 다시 시작했어요. 전화위복이라고 생각하고 정신승리 했어요(웃음).

 

무리한 지원사업, 지치기 십상적당한 규모의 적당한 사업을 하자

조: 공간지원사업은 단위가 큰 사업이잖아요. 우리 조직이 준비된 거 보다 큰 사업을 받았을 때 독이 될 수 있지 않나요?

황: 맞아요. 절대 큰 사업 받지 마세요. 지금 가능한 정도의 사업만 해야 한다고 봐요. 이후 확장을 위한 사업이 아니고 지금 가능한 사업을 하셔야 마음이 편합니다.

조: 과도하게 속도를 내고, 뭔가 될 거 같다는 기대에 의존하면 소중한 사람들이 힘들어지고 결국 멀어지면서 서로에게 상처를 남기죠. 적당한 속도와 적당한 규모로 사업을 진행하는 건 중요한 거 같아요.

황: 최대한 작게, 정말 작게 하시는 게 좋습니다. 또, 회비가 20만 원 모일 거 같으면, 20만 원짜리 월세방을 구하세요. 굳이 집주인 좋은 일 시킬 필요는 없습니다(웃음).

▲가재울라듸오 황호완 PD

 

마을방송국=사랑방? 복합 공간 필수는 아니야

조: 이 전엔 ‘가재울 사랑방’이라는 공동이용시설로 운영하셨잖아요. 미디어 공간이자 사랑방이었는데, 지금은 거의 방송국으로만 운영되고 있네요. 공간에 따라 다양한 경험을 하시고 방송국에만 집중하자고 판단하신 거죠?

황: 우리 전문은 라디오인데, 처음에는 방송국과 사랑방 역할을 병행하려고 했어요. 근데 우리 역량에 맞지 않았던 거죠. 방송국을 찾는 모든 이를 응대하고, 함께 사업을 꾸릴 수 있는 게 아니었으니까요. 냉정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스튜디오에 집중할지, 마을 사랑방 역할까지 할지를요. 공간을 만드실 때 이런 고민이 반드시 필요해요. 이것저것 얹어지면서 공간이 커지고 복합적으로 되면 과연 좋은 건가, 잘 판단하셔야 합니다.

조: 사랑방 같은 공간을 꾸리려면, 이에 맞는 핵심 주체가 있어야 해요. 어떤 사람이 어떤 역할을 할지 명확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해요,

황: 핵심주체와 활동 의지가 있으면 해도 된다고 봐요. 그러나 마을방송국이라고 해서 꼭 복합 공간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공동체라디오법 개정으로 마을라디오 공적 허가 필요

조: 현 단계 가재울라듸오에 필요한 변화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황: 이게 한계라는 의심을 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 규모에 이 정도 방송을 하는 게 저희가 할 수 있는 최대치라고 봐요. 정책적인 지원이 없으면 도약이 불가능할 거 같아요. 공동체라디오 법이 개정되거나, 구별로 미디어센터가 만들어져 정책적으로 교육받은 이들이 기관을 만드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봐요. 공동체라디오법이 핵심이라고 보고요. 공적인 허가가 없으면 마을미디어의 도약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조: 현재 마을미디어가 자리 잡고 있는 토대로는 최대치를 하고 있고, 정책이 변하지 않으면 성장이 어렵다는 거네요.

황: 관악FM이나 마 FM은 1년에 방송을 3000개씩 만들잖아요. 가재울라듸오의 경우 1년 내내 만들어봐야 400~500개가 한계예요. 지금 구조에서 이 정도 만드는 건 하루에 한 개 이상 만드는 건데, 그야말로 죽어라 하는 거예요. 마을미디어에서 이 이상 콘텐츠가 나오긴 어려울 겁니다. 법 개정 운동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 아닐까요? 서울시 차원의 마을미디어 지원조례도 좋지만, 그게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을까 의심스러워요. 1~2년 차 신생 단체에겐 도움이 되겠지만, 5~6년 차에 접어들며 어느 정도 한계에 다다른 단체가 유의미한 발전을 하긴 어렵다고 봅니다.

 

마을미디어 도약 위해 정책 변화 도모해야 할 시기! 마을미디어 네트워크에 관심 가져주길

조: 도약이 필요한 시기라는 건 공감을 합니다. 끝으로, 마을미디어 활동이 참 괜찮은 활동이라고 느껴진 순간은 언제인가요?

황: 매 순간 재밌고 즐거워요. 100회 넘은 방송이 생기고, 참여자와 오랜 시간 관계를 쌓아왔다는 생각이 들 때 감격스럽죠. 방송을 가지고 책을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를 나눌 때도 뿌듯하고요. 아, 주민들이 가재울라듸오를 알아봐 주시면 기분 좋지요.

조: 활동을 사랑하고 계시네요. 마을미디어 동료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많을 거 같은데, 끝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황: 세 가지 있습니다. 첫째로, 이것저것 많이 시도하셨으면 좋겠어요. 경험이 많이 쌓이면, 이후 하고 싶은 게 생길 때 곧장 실현할 수 있어요. 둘째로, 마을미디어네트워크에 더 많이 관심을 가지고 연대하셨으면 해요. 동네에서 따로 움직이면 한계가 있어요. 네트워크 차원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고 정책적인 변화를 도모하는 힘을 가져올 때라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지역사회에 더 많은 네트워크를 만들어내셨으면 해요. 다 마을미디어의 자산이 되고 이를 기반으로 할 수 있는 게 많아진다는 생각이 들어요. 최근 지원사업 비중이 점점 줄어들고 지역 네트워크와 사업을 기획하는 비중이 늘고 있어요. 좋은 변화이고, 다 자산이 될 거라고 봅니다. 앞으로 적극적으로 고민도 나누고, 다양한 시도를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왼쪽부터 정은경(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 조은형(창신동라디오덤), 황호완(가재울라듸오), 김푸른(정리),  이창민(가재울라듸오)

 

– 끝 –

 


정리: 김푸른

사진: 박재경

녹음·편집·생중계: 이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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