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 인터뷰] 마을미디어 대표선수를 만나다 11회 – 가재울라듸오 황호완 PD <1부>


[편집자 주] 2017 마을미디어 성과모델 만들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정기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는 매체 형태의 마을미디어 15곳의 성장과정을 정리해본다. 이 프로젝트의 인터뷰어는 창신동라디오덤 조은형 국장이 맡았다. 1회 강북FM, 2회 강서FM, 3회 와보숑, 4회 동작FM, 5회 성북동천, 6회 용산FM, 7회 마을미디어 뻔, 8회 은행나루마을방송국, 9회 창신동라디오덤, 10회 라디오금천에 이어 11회 인터뷰대상은 가재울라디오다. 황호완 PD와의 인터뷰를 1, 2부로 나눠서 싣는다.


가재울라듸오 황호완 PD는 2008년 관악FM에서 공동체라디오 활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2013년, 서대문구에 마을방송국을 꾸렸다. 지역사회 변화를 위한 ‘운동’의 차원에서 미디어 활동을 하게 되었고, 이 지향은 여전히 유효하다. ‘주민이 직접 만드는 마을라디오’를 원칙으로 활동하는 가재울라듸오는 현재 60명 이상의 지역 주민이 방송제작에 함께하고 있다. 2017년 현재, 청취자는 약 500명으로 추산되며 총 900여 개 라디오 및 영상 콘텐츠를 제작해왔다.

가재울라듸오 황호완 PD는 마을미디어 동료들에게 1) 다양한 시도를 해볼 것, 2) 마을미디어 네트워크에 적극적으로 연대할 것, 3) 지역사회에 많은 네트워크를 만들 것, 4)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인터뷰엔 가재울라듸오의 수난과 고비, 그리고 여기서 깨달은 운영 노하우와 뼈 있는 조언이 가득 담겨있다. 그리고 현 체계에서 마을미디어의 질적·양적 도약은 더 이상 불가능할 것이라 이야기한다. 공동체라디오 활동 8년 차에 접어든 황호완 PD의 이야기에 주목해보자.

 

>> 방송 다시듣기

가재울라듸오 팟캐스트

http://www.podbbang.com/ch/7853?e=22468484

 

▲가재울라듸오 황호완 PD

 

 

공동체미디어 8년 차, 질적·양적 변화 가능할까 고민

조은형 (창신동라디오덤 국장, 이하 조) : 황호완 PD님은 가재울라듸오에서 활동하신 지 4년이 지났고, 이전엔 관악공동체라디오에서 활동하셨으니 공동체미디어 활동 8년 차에 접어드신신 셈이네요. 지금까지 만난 마을미디어 대표선수 중 가장 긴 경력을 갖고 계세요. 가재울라듸오의 지난 활동 과정을 어떻게 나눌 수 있을까요?

황호완 (가재울라듸오 PD, 이하 황) : 2013년에 마을미디어지원센터에서 교육 사업을 받고 두 번 교육을 진행했어요. 이때가 도약기입니다. 사람이 많이 모여서 공간을 마련했는데, 잘 안되었습니다. 2014년에 넓은 공간을 마련하고 여러 시도를 했던 시기인데, 어려움이 많았어요. 공간이 좋으니 모임하기 좋아서 교육 이후 조직은 수월했지만, 공간 운영에 필요한 비용 부담이 컸어요. 지역사회 네트워크가 없거나 적은 상황에선 공간 부담이 개인과 단체에 집중되죠. 지역주민과 부담을 나눌 수 없고요. 힘들 때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적나라하게 알 수 있었던, 암흑기였습니다. 어찌어찌 조금씩 나아지는 거 같습니다. 2015년과 2016년에 쭉 사업을 하며 사람도 많이 만났고 네트워크도 만들었어요. 올해는 그걸 기반으로 새로운 사업도 시도했고 공동체라디오나 마을라디오 활동 관련 모색을 하는 단계입니다.

조: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네트워크도 확장된 2015년과 2016년은 제 2도약기네요. 2017년은 도약을 하고 모색을 하는 시기라고 표현하셨는데, 어떤 고민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황: 활동 8년 차에 접어드니 고민이 많아요. 마을라디오 활동을 할 수 있는 최대치가 이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많은 사람을 만났고 네트워크도 만들었고 꾸준히 방송도 하는데, 이 이상 클 수 있을까 싶어요. 어떻게 질적·양적으로 변할 수 있을지 고민되는 시기입니다.

 

‘운동’하려고 시작한 마을미디어 활동

조: 처음 활동을 시작하게 된 개인적인 계기와 단체 차원의 계기는 뭔가요?

황: 지역을 변화시키는 운동을 하고 싶었어요. 2008년 구직 중이었는데, 마침 관악공동체라디오 공채가 떠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공동체라디오 활동을 하고 싶다는 명확한 목표는 없었지만, 지향과 잘 맞는 일이었고 타이밍도 잘 맞았어요.

조: 미디어에 초점을 맞추진 않았지만 어쩌다 보니 미디어 활동을 하게 되셨네요. 가재울라듸오를 시작한 계기는 뭔가요?

황: 결혼 후 서대문구에 오게 되면서 결합하게 됐습니다. 미디어운동의 일환이죠. 이 공간이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곳이었으면 하고, 지역 사회를 변화시키자는 목적으로 지금까지 왔습니다.

조: 지역사회 운동의 경험으로 마을미디어에 접근하셨고 공동체미디어와 인연을 맺으셨는데 확대되기 좋은 기회라고 판단하셨네요. 결혼이 중요한 원인이고요(웃음). 지역사회 변화를 위한 운동에 미디어가 효과적이라고 판단하신 것 같은데, 관악공동체라디오 활동을 통해 확신하게 되셨나요?

황: 의미 있는 운동이라는 확신은 들어요. 과거에 비해 저변이 확대되었지만 여전히 부족하죠. 영상이나 팟캐스트는 많이 하지만 공동체라디오와 마을미디어 인지도는 낮은데,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조: 왜 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황: 지방자치나 직접민주주의에 가장 어울리는 게 공동체라디오, 마을미디어라고 생각해요. 공중파에서 구현하는 건 불가능하지만 여기선 가능한 거죠. 마을방송국이 민주주의 훈련의 장이자 주민들이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되면 세상이 달라지지 않을까요? 물론 저 혼자만의 고민으론 될 수 없고 같이 만들어가야 합니다. 공동체 라디오가 운동성이 있다는 데 공감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거 같아요. 조금 더 운동의 관점에서 변화를 모색하는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재미’도 중요한 요소이지만, 재미에만 초점이 맞춰지는 건 약간 아쉽습니다.

조: 지역과 사회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공동체미디어가 운동성이 있다고 보신 건가요?

황: 네. 시장이 누군지는 알지만 시의원, 구청장, 구의원이 누군지는 잘 모르잖아요. 마을미디어 활동은 이를 알려내는 작업이고, 더 좋은 사람을 뽑을 수 있도록 차근차근 정보를 줄 수 있어요. 또, 작년에 이어 올해도 지진이 계속 발생하고 있어요. 국지적인 재난을 큰 지상파 방송이 제대로 다룰 수 없기에 마을미디어가 할 수 있는 게 많고,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왼쪽부터 가재울라듸오 이창민 활동가, 장수정 대표, 황호완 PD

 

마을미디어에 필요한 건 역시 사람’! 운영진과 자원활동가의 역할 중요

조: 공동체미디어가 이 사회에서 해내야 할 역할에 대해 고민이 깊으신데, 공동체미디어는 공공성이 강하잖아요. 재난방송이나 선거철 주민의 필요와 요구에 맞는 정보를 제공하는 건 공적인 지원과 함께 가야 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황: 맞아요. 그러려면 사람이 필요하죠. 활동가와 자원활동가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봐요. 활동가는 방송국의 방향성을 고민하고 사업을 기획하는 역할이고, 자원활동가는 콘텐츠로 이야기를 전하는 구조가 필요한 거 같아요. 활동가들이 경력이 쌓이면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어요.

조: 처음부터 지역사회 ‘운동’ 목적으로 마을미디어에 접근하신 분과, 활동 하다 보니 지역사회 관심이 생긴 분 사이에 간극이 있는 거 같아요. 마을의 플랫폼 역할을 하려면, 상당히 긴 시간을 가지고 훈련되어야 하는 일이잖아요.

황: 초기엔 공통된 경험이 거의 없었죠. 공동체라디오와 마을라디오는 정말 다르고 마을라디오가 공동체라디오의 역할을 다 하긴 정말 어려워요. 그러나 활동 5~6년 차에 접어들며 공유할 수 있는 경험이 누적이 되었다고 봅니다. 네트워크도 많이 쌓였는데 이런 경험을 어떻게 공유할 것인지 고민이에요. 물론 마을라디오 네트워크가 활성화된다면 가능한 일이라고 봐요.

 

공동체라디오와 마을라디오, 전파 유무와 인원 차이 커

조: 공동체라디오와 마을라디오를 둘 다 경험하신 분으로서, 공동체라디오의 확산을 바라고 계신 거잖아요. 마을미디어 확산에 한계가 있다는 고민을 하셨는데, 그 차이를 짚어주시면 좋겠어요.

황: 공동체 라디오는 200명 정도 인원이 함께해요. 전파가 있는 것도 결정적인 차이죠. 12시간 이상 전파를 송출해야 한다고 법적으로 명시되어 있고, 출발점 자체가 달라요. 인원이 있으니 지속성이 있고 속도가 다른 거죠. 이걸 인정하고 우리의 방법을 모색하는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일단 전파 유무가 결정적인 차이인 거 같아요. 전파가 없으면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잖아요.

조: 전파가 있고 없고의 차이, 이로 인한 규모차이가 명확하죠. 편성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면 출발점이 다르고요. 마을미디어의 경우 시스템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 구조인데, 우리의 강점이 뭔지 고민해야겠네요. 지금은 시스템 없는 것에 대한 결핍을 강하게 느끼시고 계신데, 도약을 위한 고민을 함께하면 좋겠습니다.

황: 구별로 미디어센터가 만들어져야 하나, 싶어요. 그리고 공동체라디오 법 개정도 필요한 거 같고 여러 고민이 들어요.

 

일단 만들고 보자! 꾸준히 콘텐츠 만들며 마을방송국 정체성 유지

조: 초기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서요, 교육을 시작하시고 안정적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원인은 뭔가요?

황: 꾸준히 방송을 만들었어요. 공간 비용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던 시기에 많은 분들이 떠났어요. 그 와중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방송 만드는 것뿐이라 계속 방송을 만들었어요. 시스템 정비도 안 된 상태에서 매일 방송을 만들었어요. 그러다 보니 지역에서 우리가 뭔가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고, 네트워크도 늘어나고 사업도 하게 되었어요. 방송을 계속 만들었기에 이겨낼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조: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는 구심점으로 방송을 만드는 방법을 택하셨네요.

황: 방송을 만들면 우리가 살아있다는 걸 알리라는 희망으로 1년에 400개 정도 방송을 만들었어요. 지금도 많이 하지만, 그때 가장 많은 방송을 만들었네요.

 

▲조은형(창신동라디오덤 국장), 황호완(가재울라듸오 PD)

 

 

 

 

2부에 계속>>


정리: 김푸른

사진: 박재경

녹음·편집·생중계: 이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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