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 인터뷰] 마을미디어 대표선수를 만나다 14회 – 성북실버IT센터 김금순 대표 <2부>


[편집자 주] 2017 마을미디어 성과모델 만들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정기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는 매체 형태의 마을미디어 15곳의 성장과정을 정리해본다. 이 프로젝트의 인터뷰어는 창신동라디오덤 조은형 국장이 맡았다. 1회 강북FM, 2회 강서FM, 3회 와보숑, 4회 동작FM, 5회 성북동천, 6회 용산FM, 7회 마을미디어 뻔, 8회 은행나루마을방송국, 9회 창신동라디오덤, 10회 라디오금천, 11회 가재울라듸오, 12회 노원유쓰캐스트, 13회 남산골해방촌에 이어 14회 인터뷰 대상은 성북실버IT센터다. 김금순 대표와의 인터뷰를 1, 2부로 나눠서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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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신동라디오덤 팟캐스트 http://www.podbbang.com/ch/4565?e=22497358

 

밤골경로당에서 무슨 일이? 90세에 자격증 시험 합격

 

조은형(창신동라디오덤 국장, 이하 조): 성북실버IT센터가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데, 지속할 수 있던 원인은 뭔가요?

 

김금순(성북실버IT센터 대표, 이하 김): 서울시 마을미디어 지원사업 보조금이죠. 서울시 데이터센터 지원 사업에 떨어진 후 다른 지원 사업을 열심히 찾아다녔는데, 교육받고 싶으면 복지관에 가면 되지 않느냐는 식으로 외면 받았거든요. 경로당에 컴퓨터 10대를 구비하고 스튜디오까지 갖춰놨고, 수강생도 있는 상태에서 지원이 끊겨서 정말 앞이 캄캄했어요. 시설만 만들었다고 다가 아니고 계속 교육을 해야 활동을 이어갈 수 있잖아요. 서울 마을미디어를 만나고 적합한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계속 활동 할 수 있었다고 봐요. 이 때 진짜 울었어요(웃음).

 

조: 교육의 중요성을 피력해 주셨는데, 어르신 분들은 더욱 그럴 거 같아요.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장이 마련되는 게 중요할 거 같습니다.

 

김: 저희들은 돌아앉으면 까먹기 때문에 반복교육을 하고 이걸 실천에 옮기는 게 중요해요. 작년 말에 90세 노인이 한글 ITQ 자격증을 땄어요. 강사는 80대 노인이었고요. 보통 강사를 하려고 자격증 따는데, 왜 자격증을 땄냐는 질문에 그 할머니가 “아직 살아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고, 내 열정은 젊은이와 똑같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답변하시더라고요. 올해도 밤골경로당 수강생 중 한글 ITQ랑 파워포인트 자격증 합격하신 분들이 많아요. 밤골경로당 같은 작은 교육 공간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냐고 놀라는 분들이 많죠.

▲성북실버IT센터 김금순 대표

 

 

마을미디어 활동, 나에게 ’!

 

조: 교육을 할 수 있는 외적 지원이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내적 요인은 어르신들의 열정이 발휘되었기 때문인 거 같아요. 모든 교육기관에서 가능한 건 아니잖아요. 성북실버IT센터가 다른 교육기관과 차별화되는 점이 뭘까요?

 

김: 너무 제 자랑 같아서 쑥스러운데(웃음). 제가 70대 중반의 나이에 계속 촬영하고 활동하는 모습이 다른 분들에게 동기부여가 되는 거 같아요. 혼자 젊게 사는 게 아니라, 다른 분들에게도 영향을 주고 열정에 불을 붙이는 거 같아요. 상호작용하는 거죠.

 

조: 정말 다른 분들의 열정에 불을 붙이시는 거 같아요. 마을미디어 활동을 하며 이 활동 참 좋다고 느끼신 순간은 언젠가요?

 

김: 마을미디어가 저한텐 삶입니다. 이 활동을 하지 않고 집에 가만히 있었으면 치매나 우울증이 왔을 거예요.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게 지원해주니 의미가 크죠. 덕분에 젊게 살 수 있어요. 이 자체로 사회에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 성북실버IT센터 김금순 대표

 

 

돈 쓰는 사람, 명예욕 강한 사람으로 오해받는 게 가장 힘들어

 

조: 행복했던 이야기를 들어봤으니, 이제 힘들었던 순간이 궁금하네요. 활동하시면서 어떤 어려움을 겪으셨어요?

 

김: 식대가 8천 원으로 지정되어있으니 나머지는 제 사비로 지출해요. 그러다 보니, 원래 돈 쓰는 사람으로 인식되고 오해를 받는 경우도 있어요. 전 옛날 사람이라 이웃끼리 나눠 먹고 대접하는 게 익숙해요. 정말 어머니 마음으로 주고 싶고 나눠 먹고 싶은 심정인데 오해를 부를 때가 있으니 성찰하게 되죠. 그래서 국장, 대표 같은 직함도 내려놓고 싶어요. 실버넷뉴스 국장직을 그만둔 이유도 손발을 묶어두기 때문이에요. 열정적으로 활동을 추진하는 과정에 오해받는 게 제일 어렵습니다. 좋은 마음으로 나누었는데 오해가 생기고 갈등이 생기곤 하니까요. 후회될 때도 많은데, 고치질 못해요.

 

조: 대표니까 뭐가 나와서 그러는 건가, 혹은 명예욕 때문에 그러는 거 아닌가, 하는 오해가 종종 있죠. 예산이 어떻게 쓰이는지 의심을 하는 경우도 있고요.

 

김: 이번에 열린 한국영상문화제전에서 상금 100만원을 받았는데, 바늘방석에 앉은 거 같더라고요. 사실 아직 돈은 들어오지도 않았는데(웃음). 이럴 땐 그냥 안 받는 게 낫겠다 싶기도 해요.

 

조: 예산에 대한 오해는 공개하면 되는 거고, 리더의 동기에 대한 의심은 대화로 풀어갈 수 있을 거 같아요. 리더의 방식과 성향이 다른 건 어느 단체나 겪는 문제인 거 같은데,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김: 어떻게 풀어갈지 답답하지만, 앞으로 조심해야겠다고 다짐하고 성찰하는 수밖에 없죠. 예산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대화를 하면 나중엔 오해가 풀리기도 하고요. 그리고 <통통 동네이야기>에서 <집밥이 좋다>라는 쿡방을 하고 있어요. 음식에 깃든 이야기와 옛 시절 이야기를 하는 방송이에요. 음식에 깃든 이야기를 끌어내며 ‘정’이라는 걸 되살리고 싶어요. 대외에서도 반응이 좋더라고요. 이웃끼리 살갑게 나누는 문화가 살아나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왼쪽부터 성북실버IT센터 이종옥PD, 김금순 대표, 오장열PD

 

중앙 언론이 외면하는 우리 이웃의 이야기를 기록하다

 

조: 마을미디어 활동의 의미를 느끼신 순간이 있나요?

 

김: 보통 마을미디어가 왜 필요한지 공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래서 얼마 전 성북마을미디어지원센터에서 재개발에 관한 영화를 상영했어요. 상영 후 워크숍을 하는데, 마을미디어에서 이런 활동을 하는지 몰랐다는 반응이 많았어요. 마을미디어 활동가들이 재개발로 고통받는 이웃의 이야기를 담아냈다는데 놀라더라고요. 큰 방송사에선 우리 이야기를 해주지 않는데, 마을미디어에선 가능하다는 확신을 갖게 된 분들이 많았어요. 참여자들에게 마을미디어가 하는 일이 뭔지, 존재 의미가 뭔지 꼭 알리고 싶었는데, 뿌듯했습니다.

 

조: 큰 방송사가 포착하지 않는 우리 이야기를 한다는 게 마을미디어의 의미죠.

 

김: 특히 2017년은 대통령 선거도 있었고 참 다사다난했잖아요. 취재 다니면서 공부도 많이 되고, 시청자들에게 공적으로 정보를 줄 수 있어서 참 뿌듯했죠.

 

 

분야별 교육 지원 확대되어야전문적인 평생학습 체계 마련 중요

 

조: 이 좋은 활동이 지속되기 위해서 어떤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끼시나요?

 

김: 100세 시대잖아요. 계속 교육을 할 수 있게 지원해줘야 우리 뒤를 이을 수 있어요. 지금까지 평생교육은 미디어, 예체능 등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지 못했어요. 다 퉁쳐서 복지관에서 즐기라는 식인데, 마을미디어가 영원히 살아있어야 하는 이유죠. 전문적인 평생교육이 가능하니까요. 물론 복지관에도 컴퓨터 교실이 있지만, 거기선 딱 기초만 가르치고 촬영 교육은 하지 않거든요.

 

조: 사람마다 관심 있는 분야가 다르니까 전문성 있게 욕구를 채워주는 게 필요하네요. 평생학습의 체계가 잘 짜여있어야 나이가 들어도 도전할 수 있을 거 같아요. 단순한 취미 생활이 아니라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활동이 된다는 게 중요한 지점 같습니다. 또 어떤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김: 장비가 부족해요. 미디어가 홍수처럼 쏟아지는데, 더 좋은 영상을 만들지 않으면 밀려나요. 새로운 걸 부단히 받아들여야 해요. 최근엔 드론도 샀고, 돈만 생기면 촬영 장비를 사고 있어요. 드론의 경우 노인이나 장애인이 사용하기 좋고, 딱히 순발력이나 체력이 중요한 건 아니더라고요.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즐겁게 배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조: 새로운 기술과 장비에 대한 추가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있나요?

 

김: 어르신들에게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살자는 얘기를 전하고 싶습니다. 세상이 발전할수록 수명도 길어질 텐데, 많은 분들이 삶의 의미를 찾으면 좋겠어요. 이제 돈벌이하는 시기는 지났으니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즐겼으면 합니다. 그게 이 사회에 기여하는 거고, 개인이 발전하는 길이니까요.

▲ 맨 앞 성북실버IT센터 김금순 대표

뒷 줄 왼쪽부터 조은형(창신동라디오덤), 김푸른(정리), 정은경(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

– 끝 –


정리: 김푸른

사진: 김용욱

녹음·편집: 정은경

장소협조: 성북마을미디어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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